그립기는 하지만 다가서기에는 나에게 용기가 없다.

조금전 mbc에서 산골 오지라 말하며 곰배령이라는 곳을 소개하였다. 도시를 떠나 자연속에서 살아가기로 마음 먹은 사람들.
처음부터 눈에 들어온 새파란 화면들이 나의 눈은 끌여들였다.
옆에서 성적이야기를 하는 엄마의 목소리는 이미 들리지 않았다.
산속에 오두막을 짓고 사는 사람, 하루종일 산에서 버섯을 캐며 다니는 사람들.
그들에게는 세상일이란 그저 웃을 일 밖에 없어 보였다.
참 우연하게도 오늘 문학시간에 돌다리라는 문학을 배웠고, 거기에서 주인공의 아버지는 전통적 가치관을 가지고 땅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였다. 그 아버지의 말 중에서 ‘자연은 한 만큼 돌려 준다.’ 그말이 tv속에서도 몇번씩이나 들려왔다.

산속에 들어와 사는 사람들 중에는 가족이 있는데 떨어져 사는 사람들이 많았다.
한 가정안에서 가치관의 차이다. 그리고 가치관이 비슷하더라도 ‘자식’ 문제에서만큼은 그들을 떼어 놓기에 충분한 이유다.
그들은 외롭지만 행복하다고 말했다.
통신회사에 다녔던 어떤 사람은 밑에서 치고 올라오는 젊은이들을 못견뎠다고 한다.
어떤이는 체육관을 열었는데 그것 또한 우여 곡절이 많은 사업이였다고 한다.
그러나 자줏빛으로 물든 손에 한가득 복분자를 가져다가 입에 하가득 물어 볼을 개구리 배처럼 내밀고 먹는 모습은
그들의 현재 모습에 집중하게 했다.
텔레비젼이라는 매개체를 통하여 보는 내가 느끼는 감정이 그러한데 그들은 어떤생각으로 자연의 맛을 느끼고 있을까?
한없이 아름다운 맛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점심시간 반찬이라고는 풀밖에 없지만 푸짐하다. 고추장과 밥과 여러가지 나물은 만족의 식탁이 아닐까?

초등학생이 한명 나왔다. 곰배령에서 살고싶어하는 아빠와 함꼐 사는 그 아이는 아이 다웠다.
요즘 세상에서 아이 답기가 얼마나 힘든 일인지는 주변 초등학교나 그냥 걸어가는 어린아이를 봐도 알 수 있다.
저녁늦게 어디선가 집으로 돌아오는 아이들, 한걸음 가면 두세개씩 눈에 띄는 학원은
아이를 단순한 학습의 인형으로 만들고 있다.
그런데 그 아이는 맑았다. 그 애가 걱정하는건 없었다.
그 아이에게는 오늘 쌍둥이 언니네 집에 갈수 있냐가 최대 관심거리였다.
그 아이의 집 저녁에는 노래와 시와 웃음이 있었다.

산골에 나무 한 그루가 있었네
그 나무는 너무나 외로웠네
어느날 비가와서 나무를 알아 주었네
나무는 너무나 기뻐서 볼이 빨개졌네
그리고 단풍나무가 되었네

내가 기억력이 좋지 못해 대충 내용을 기억하는데로 써 봤다.
양양이라는 가수가 음을 넣어서 노래를 부르는데 아름답다는 생각밖에 안났다. 위의 시는 내가 대충 생각해 낸 거라서 아이의 느낌이 전혀 안난다. 그 부분만 다시 보고 싶다. 그리고 그렇게 살아가는 그 아이가 정말 부러웠다.

또 다른 집에는 세쌍둥이를 키우는 엄마가 있었다.
꽃을 엄청 좋아애 스스로 꽃차를 만들고 그 그윽한 향을 즐기는.
고 2인 아이들은 경쟁을 잘 모르고 시험을 잘 모른다.
그러한 산골에서 그들은 스스로 ‘우리에게 경쟁이란 버스 좋은 자리 앉는 거밖에 없었어’라고 말한다.
그들이 그것을 좋아하는 건지 싫어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왜 난 부러울까?
앞에 가는 사람을 넘어서야 한다는 그 기분은 모른다는 것이
뒤에서 쫒아오는 사람때문에 나는 뛰어야 한다는 것을 모르는 것이
그들은 그들의 세상을 이제 알아 가고 있지만
아무것도 없는 자연속에서 10년을 훌쩍 넘게 잘 살아 왔다.
경쟁이라는 것이 모든이를 발전시키고 행복하게 만들고 인간이란 존재를 살아남게 한다면
그들의 삶은 어떻게 된 것일까?
우리는 살아남기 위해 경쟁을 하게 된 것인가? 경쟁을 위해 살고 있는 것인가?

또 우연이 겹쳤는데, 우리 학교 김모태빈선생님(어쩌다 보니 박모상선선생님의 말투가..)이 쓰신 엔트로피에 관한 글을 오늘 읽었다.
스스로 부족한 것이 없다고 말하는 자연속에서의 삶보다 언제나 부족하다고 말하는 도시의 삶은 훨씬 많은 엔트로피를 만들어 낸다.
그리고 자연속에서의 삶은 적절한 엔트로피를 만들어 낸다. 과하게 에너지를 쓰는 도시와는 차원이 다르다.
너무나도 과하게 엔트로피를 증가 시키고 있는 도시적 삶은 효율성, 더 나은 삶을 추구한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더 복잡하게 삶을 만들어 가고 있다. 그냥 복잡하게도 아닌 스스로에게 죽을 병을 줘가면서.
농약도 뿌리지 않고 옆에 벌이 날아 다녀도 꿀을 맛보는 그들은 효율적이며, 엔트로피를 과하게 증가 시키지 않는다.
노동을 위해 살거나 불필요한 무언가 때문에 고통 받지 않는다. 자연은 얽히고 얽힌 철조망이지만 그 길이 분명하다.
내가 한 고리를 연결하면 튼튼한 철조망이 완성될 뿐이다. 그리고 그걸 그냥 이용하면서 살아갈 뿐이다.

더이상 볼수 없다고 생각한 시점이 있었다. 지금 나는 공부를 해야 하고 좋은 대학을 가야하고 도시 생활을 해야한다.
그러기 위해서 지금 공부를 해야하는데, 그곳의 행복한 모습에 어느새 이끌려 그냥 저렇게 살고 싶고 한없이 부러워져 가슴이 아프기때문에 그만 봐야 겠다고 생각했다. 마침 끝나는 시간이였지만.
나도 원하면 자연에서 살수 있다. 하지만 난 겁쟁이다. 너무 오랜시간동안 답배갑세계에서 산 나는 모든것을 버리고, (사실 버릴것도 없음에도) 떠나갈 자신이 없다. 하루종일 땀흘릴 용기가 없다. 부러움으로 가슴은 너무 아픈데, 또 책상에 앉아 책을 핀다.

곪아 썩어가는 것들을 두 눈에 담기 
——————————————————————-
캇님 2009.08.22. 08:48 답글 | 삭제 | 신고
내가 어렸을 때부터 중학교 올라오기 전까지, 산골짜기 같은 데를 되게 자주 따라다녔었거든.
그런 곳에선 정말로, 일어나서 바람을 쐬는 것이 행복이요 일찍 잠드는 게 복이었어
산같은 곳은 노을도 짙고 말이야 바닷가는 밤에 잠에서 깨서 나와보면 온통 깜깜한 가운데 별이 반짝반짝해
겨울엔 서울보다 기온이 낮은데 따사롭고, 여름엔 서울보다 기온이 높은데 시원하지.
전원. 나 꼭 늙으면 전라도같은 곳으로 내려가려구<-
지금이야 우리 나이 애들은 모두 바쁠 때니까 숨가쁘게 때로는 나태하게 도시에서 생활하고 있긴 하지만,
그런 꿈을 꾸는게 적어도 헛된건 아니잖아? 그러니까 가끔 공부하기 싫을 때는 나처럼 노후를 설계해보라구.
너라면 말이야 음 내 상상일 뿐이지만 
뱃살이 좀 나온 남편이랑 집이 10호정도 있는 마을에서 텃밭을 꾸리면서 살것만 같다.
ㅋㅋㅋㅋㅋㅋ 좀 그럴듯하냐?ㅎㅎ
깔루아 2009.08.22. 10:14 답글 | 삭제 | 신고
엌 그릏다 배 살짝 나오고 웃을때 푸근푸근함이 묻어나오는 “나 짱 착해염 ^*^” 이 딱 보일 것 같은 그런 남자랑 텃밭을 꾸리면서 살 것 같다
나중에 너희 집 놀러가면 감자 좀 나눠줘~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