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논 D-9, D-10 메일 쓰기

8월 22일 -23일 메일

추가 학기를 생각하고 있다가,막 학기에 논문을 급히 써 보려 그나마 관심있던 연구실 교수님께 학기시작 1주일전 메일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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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교수님

 

지스트 대학에 재학중인 졸업을 앞두고 있는 —이라고 합니다.

다름이아니라

졸업 논물을 위한 학사논문연구 과제를 교수님 연구실에서 하고 싶어 메일드립니다.

 

아직은 구체적인 관심 분야를 찾지 못하였으나,

컴퓨터 계산과 시뮬레이션에 관심이 있으며, 이론 물리 보다는 그 응용 부분에 관심이 있어 교수님께 연락드리게 되었습니다.

 

혹시 교수님 연구실에서 졸업 논문을 쓸 수 있을까요?

 

— 드림

 

 

— 학생,

오늘 오후 1시에 신소재 415로 오세요.

 

 

— 교수님께

 

바로 답장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학교에 있지 않으며, 30일에부터 찾아 뵐 수 있다는 있다는 말을 하고

가능하다면 그 이후 언제 찾아 뵐 수 있는지 여쭈었어야 했는데

미리 말씀 드리지 않아 죄송합니다.

 

제가 서울이었으면, 내일 찾아뵙겠다고 할 수 있었을 거 같은데

지금 한국이 아니라서, 28일 전에는 찾아 뵐 수 없습니다.

 

30일 이후에 언제 시간이 되시나요?

 

그리고 제가 앞서 나가는 것 일 수도 있으나,

혹시 졸업 논문을 교수님 연구실에서 쓸 수 있는 것이라면

주제를 정하기 위해 혹은 추천해주실 주제에

논문이나 자료가 있으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오늘부터 학교에서 뵐 수 있을 때까지 약 1주일의 시간이 있고,

찾아 뵙기 전에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 것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추천 자료를 요청하는 것은 이른 것 같지만

여쭈어 봅니다.

 

— 드림

 

— 학생,

그럼 8/31(수) 오후 1시에 찾아오도록 하세요.

그런데, 내년 2월에 졸업을 계획하고 있으면 지금 졸업 논문 주제를 정하고 연구를 시작하기에는 좀 늦은 감이 있지 않아요? (처음에 메일 받고 깜짝 놀랐다)

어쨌든 제 연구실에서 졸업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면, density functional theory (DFT)에 대한 지식이 필요합니다.
8월 31일 면담 전까지 DFT를 공부하고 오세요. 그래야 연구를 바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 교수님께

 

네, 늦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원래는 안일하게 추가 학기를 생각하고 있다가,

안되더라도 이번 학기에 졸업 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 해 본 다음에

추가 학기를 고려 해야 하는 게 맞다는 결론에 이제야 도달해서요.

좀 더 일찍 시작하지 않고, 이제야 졸업 논문 지도 요청 드리는 것이 잘못된 것은 알지만

잘 부탁 드리겠습니다.

 

네, 31일에 DFT 공부하고 신소재 415에서 뵙겠습니다.

 

— 드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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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나 간단한 메일을 쓰면서도 잘 못 된 점이 한 두개가 아니었다. 특히 저번 학기에 글쓰기 수업 내용과 내 메일의 실수가 겹쳐 보여 더 부끄러운것 같다. 굵은 글씨로 표시된 부분에서 내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 명확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이런 것은 쓸 때는 안보이다가 나중에야 아차한다. 잊지 않기 위해 포스트를써보기로 했다.

 

1. 오늘 오후 1시에 신소재 415로 오세요.

첫 답장 메일 받고 놀랐다. 단순히 졸업 논문을 선생님 연구실에서 쓸 수 있을까 물어보고 싶었던 것인데, 당장 그 날 보자고 해 주셨다. 내가 언제부터 학교에 있으며, 언제 찾아 뵐 수 있는지 당장 첫 메일에 썼어야 했다.

 

2. 30일 이후에 언제 시간이 되시나요?
내용을 보면 28일까지는 한국에 있지 않는데, 30일 이후의 교수님의 스케줄을 묻고 있다. 나름의 사정이 있겠구나 싶겠지만, 내 의도는 29일 부터는 한국이고 학교이며 30일부터 교수님을 뵐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졸업 논문을 늦게 시작한다는 막연한 불안감에 하루라도 빨리 교수님과 졸업 논문 이야기를 하고자 30일이나 그 이후에 만나 뵐 수 있을지 여쭈고 싶었는데 조사(?)를 잘못 썼다. 답 메일을 받고 내 메일을 다시보니 생각했던 것과는 다르게 메일을 썼다.

 

3. 그리고 제가 앞서 나가는 것 일 수도 있으나,
추천 자료를 요청하는 것은 이른 것 같지만
이 문장들을 구지 쓴 이유는, 논문 주제도 정하기 전에 특정 자료를 요청하는게 너무 압서 나가는게 아닌가 싶어서였다. 그리고 아래 문장이 포함된 메일을 받았다. 처음엔 답장을 받고 깜짝 놀랐다. 졸업 논문은 “최소한” 막 학기 직전 방학부터 준비해야 한다고 많은 교수님들이 이야기 하신다. 그래서, 학기 시작 1주일 전에 졸업 논문 연구가 가능한지 묻는 것이 굉장히 불안했었다. 처음 메일을 읽었을 때, 아래 문장은 그런 나를 나무라는 것 같았다.

그런데, 내년 2월에 졸업을 계획하고 있으면 지금 졸업 논문 주제를 정하고 연구를 시작하기에는 좀 늦은 감이 있지 않아요?

 

그래서 졸업 논문을 늦게 시작하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포함해 답장에 열심히 변명을 주저리 주저리 늘어 놓았다. 그리고 나중에서야 (이런건 왜 밥먹다가 생각나는지) 내가 메일을 보낼때 말을 명확하지 않게 썼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압서 나간다, 이른 것 같다’ 라는 서술어가 포함된 문장의 뜻이 명확학지 않았던 것이다.

다시 읽어보니, 내가 의도했던 “졸업 논문에 대한 실질적인 이야기를 하기 전에”, 연구에 대해서 아무 지식이나 방향이 없는 상태에서 읽어 볼수 있는 논문을 요청하는 것이 너무 앞서나가는 것이 아닐까라는 걱정은 전혀 드러나지 않는다. 저 두 문장은 “나는 지금 논문을 시작하는 것이 이르다고 생각한다.” 라고 해석 되기에 충분 한 것이다. 제 무덤은 제가 판다고…

 

메일을 보내고 하루인가 이틀이 지나, 내가 얼마나 글쓰기를 못하는지 느끼고 스스로가 부끄러웠다. 문장에 내 생각이 명확하게 드러나야 하고, 그 의미가 정확해야 한다. 그것이 저번 학기 글쓰기 수업에 배웠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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