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

3일전 아침에 악몽을 꾸었다. 꿈속에서 나는 불안에 떨었으며, 그 상황을 어찌 해쳐나가야 할 지 알수 없었다.

일어나자 마자 폰도에게 악몽을 꾸었다고 이야기 했고, 그는 어떤 악몽을 꾸었는지 물어보았다. 그 내용을 듣고 나서 그는 비웃었다. 그때 당시에는 그의 비웃음에 살짝 기분이 상했다. 그러나 다음날 문뜩 그 아침을 기억해 보니 나조차 피식 웃음이 나왔다.
꿈은 대학원 성적에 관한 것이었다. 곧 있으면 대학원 2학기가 시작된다. 대학원 진학을 스스로 선택하긴 했지만 그 선택에 대해 만족하지 않는다. 항상 잘 졸업할 수 있을까 불안해 한다. 졸업하고도 그 졸업이 과연 의미가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 불안하다. 무엇보다도 첫 번째 학기에서 성적을 잘 받지 못 했고, 이후 학기들에서도 성적을 잘 못받을 것이라는 불안감이 크다.
한 달 뒤면 2학기를 시작해야 한다. 2학기를 시작 하기전 1학기 성적을 받기위해 해야 하는 프리젠테이션을 준비해야 한다. 발표를 잘 해 본적이 없기 때문에 그 과거 경험을 떠올리며 스트레스 받는다. 그래서 발표를 해야 한다는 사실 자체에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여기는 발표 한번으로 한 학기 성적이 결정된다. 발표 한번으로 저번 학기 12 credit 수업이 평가 된다. 모든 supervisor에게 실험 레포트를 잘 썼다는 칭찬을 받았음에도 발표 한번에, 모든게 결정된다.
나는 불안하고 걱정된다. 다음학기가. 벌써부터.
꿈에서 나는 15점을 받는다. 어떤 수업인지, 몇 크레딧 짜리 수업인지는 모르겠지만, 15점 15점 7점 이렇게 성적이 매겨졌다. 그리고 나는 불안해 하기 시작한다. 몇점 만점인지 알아보려 한다. 그러나 알아보기도 전에 이것은 낮은 점수라는 느낌이 이미 있다. 몇점 만점인지 찾아보면서 “제발” 만점이 높은 점수가 아니기를, 하고 빌고 있으니까. 그리고는 만점이 21점임을 알아낸다. 15/21 이나 7/21이라니. 이 점수에 괴로워 하다가 깨어 난다.
폰도에게 이 내용을 이야기 했더니, 평균 점수를 받는게 악몽이냐고 웃는다. 그렇게 말했다. 평균. 나는 나름 학교에서 성적을 잘 받는 학생이었다. 그리고 그에 따른 부모님의 기대치도 높았다. 어떻게 평균을 받는게 괜찮을 수 있을까. 그렇게 살아왔다. 대학에서 조차 평균이 되지 않기 위해서 엄청 노력했다. B이상을 받기 위해 노력했고, B 이상이 나오지 않으면 잘 못 된 것이었다. 하지만 능력과 소망의 차이는 커서 B와 B+사이의 성적을 받고 졸업을 했고 졸업할 때 까지, 졸업하고 나서도 나는 왜 그 정도 밖에 안될까 라는 생각을 하곤 했다. 여전히 나는 자존감이 낮다. 특히 성적에 있어서. 능력이 왜 뛰어나지 않을까라는 생각 때문에.
그런데 폰도의 반응은, 나의 자괴감을 하나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에게서 나온 반응에 서운하기도 했지만 곧 내 삶을 또 돌아보게 했다. 왜 평균에 들어가는 것에 과민반응을 보여야 하는 걸까. 나도 이 세상에 그냥 그런 사람이고 그냥 그런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으면서. 또 이미 그냥 그런 사람인게 대학시절 증명 됬는데. 특히 공부, 성적에 있어서 특별히 뛰어난 사람은 아니라고 때때로 인정하면서 매번 그것을 확인하는 상황이 닥치면 자괴감에 빠진다.
곧 나는 우울해 질 거다 학교 성적 때문에 또 다시. 그 이유와 과정이 다 예상 가능한데, 난 결국엔 우울해 질 거다. 언제 이 구렁텅이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