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또 오겠지

어제 연예인 한 명이 자살했다. 정황으로 보아하니 우울증때문인것 같다. 왜 자신은 행복해 질 수 없는지 끊임없이 물었고 결국 그 답을 찾아내지 못했다.  그는 고민을 중단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고, 자신에 대한 의심과 우울이 덥쳐오는 내일이 없다는 생각에 죽을 때는 조금이나마 행복했을지도 모르겠다.

솔직히 부러운 면도 있다. 그는 끝냈다. 나는 끝낼 용기가 없다. 그보다 더 힘이 있어서, 용기있어서 현재를 살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반대. 그냥 삶이 살아지도록 내버려 두는게 나한테는 좀 더 쉽다. 그냥 본능에 맡겨서 먹고 자고 싸면 된다. 그러면 또 내일이 온다.

내가 현실에 만족했던 적이 있었나. 현재를 살아가는게 왜이렇게 힘들지. 사람들은 그냥 산다는데. 왜 나는 항상 부족한거 같고 길을 잘 못든거 같고 아름다운 내일 따위는 오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 계속들까.

물리를 선택할 때 물리를 전공하면 내가 정말 특별한 인간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물리나 수학을 전공한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 나를 빛나게 해 줄 것 같았다.

이제는 물리학과라는 말이 부담이 되고 족쇄가 되어 버렸다. 물리학과니까 물리를 공부해야 한다. 그런데 물리를 공부하면서 나는 이 공부를 할 인간이 아니구나 수백번 생각한다. 나는 왜 이 공부를 할 능력이 없는 것인가 또 수십번 절망한다. 결국 졸업장은 받았다. 어찌 어찌 받았다. 졸업장은 받아서 더 부끄럽다. 내보이기 부끄러운 성적이 아니라고 주변에서 이야기하지만 나는 부끄럽다. 그 학사 학위라는 이름에 걸맞는 인간이 아니라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쩌다. 석사과정까지 하고 있다. 아무래도 학교도 잘 못 온것 같다. 이 석사 과정은 물리학과와 독일에서 취직을 하고 돈을 벌 수 있는 중간 과정이 되어야 했는데, 아무래도 정말 아무 막 대학에 들어오게 된 것 같다. 이 졸업장을 딴다고 뭐가 달라질까.

아무리 생각해도 나는 그냥 제조업이나 하면서 일찍 돈을 벌었다면 더 행복했을 것 같은데, 너무 멀리 왔다. 어떻게 방향을 틀어야 할 지 모르겠다.

한국에 가기 싫다. 내 존재가 한국에서는 더 초라해 지는 기분이다. 다들 내가 원하는 것을 쫓아 재미있게 공부하며 살고 있다고 여긴다. 나는 단지 숨고 싶었던 것 뿐인데. 내가 어떻게 사는지 아무도 모르는 곳에가서 살고 싶었을 뿐인데. 한국 가면 또 열심히 살았던 척 내 미래에 대해 전망있는 척 하면서 사람들을 대해야 한다. 나는 사실 아무것도 없는데.

어쩌면 별 것도 아닌 고민들. 그냥 잊어버리고 오늘을 살다보면 또 기억나지 않은 고민과 우울감들. 나도 아는데, 오늘 또 갑자기 아무런 미래가 다가오지 않고 항상 절망만하게 될 것 같은 기분이 덥쳤다. 나는 잘 살지 못 할 것 같다. 내 인생을 성공하지 못 할 것 같다. 그런데 왜 살고 있지? 왜 다르게 살 용기는 없지? 왜 만족스럽지 않으면서도 그냥 그렇게 살고 있는거야?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