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에서 영화

3월 22일 에어 프랑스 타면서 본 영화

그리고 그 감상평을 써 봤는데 전체적으로 진짜 맘에 안 드네,, 

그래도 아주 안 쓰는 것 보다는 나을 거 같아서 써 놓지만, 정말 맘에 안 든다. 

Lady Macbeth

나는 대사가 적은 영화가 좋다. 빈집이 그랬다. 그리고 이 영화도 많은 장면에서 대사 없이 배경 속에 인물을 배치하고 몇초 동안 그 장면에 머무른다. 무엇보다 배경음악이 없이 이런 장면들을 보여 주었다는 점이 중요했던 것 같다. 오직 일상 속에서 정말 존재 할 것 같은 소리, 시침소리 사람들 발자국 소리, 밥먹을 때 식기가 부딪히는 소리만이 그 장면들 속에서 울린다.

그런 장면들을 보면 굉장히 생각을 많이 했다. 화면에 보여지는 인물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 화면으로 보여지는 장면 이외에는 어떤 삶을 살고 있을지 굉장히 궁금해진다. 몰입하게 한다. 내용이 어쩌면 예상 가능한 흐름임에도 연출 때문에 눈을 뗄 수 없었다. 가구의 배치나, 색감이나 질감으로 표현되고 있는 집의 분위기는 주인공의 고독에 빨려 들어가게 만들었다.

그리고 초반에 이 대사의 반복

Stop smiling, (take it night dress off), face the wall, Face the wall!!!

주인공의 남편은 주인공을 강압적으로 대하면서 위의 대사를 내뱉는다. 주인공을 나체로 벽을 보게 만든 다음 주인공의 뒷모습을 보면서 자위한다. 굉장히 불쾌한 장면이었다. 한 인간이 다른 인간을 도구로써 취급하고, 복종 당해야만 하는 대상으로 취급하는 것이 불편했다.

그리고 바로 몇 분뒤 다른 장면에서 주인공은 똑같은 대사를 하인들에게 한다. 남자 하인들이 여자 한인을 괴롭히고 있었고, 그 상황을 제지 하고 싶어 강압적인 말을 내 뱉었을 뿐이라고 생각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인간 취급을 받지 못했던 주인공이 또 다른 누군가를 인간 취급도 하지 않은 것이라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이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아마 여기가 주인공이 다른 사람을 죽일 수 있을 만큼 냉정?해 지기 시작하는 장면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하녀 중 한명, 안나.

가장 비참한 인물이지만 왠지 동정은 가지 않는다.

그녀는 다른 남자 하인들에게 희롱당했다. 그녀는 그녀가 저지르지도 않은 잘못 때문에 짐승 취급을 받으며 네발로 기어 문 밖에 나가야 했고, 주인공이 주인공의 시아버지를 살해하는 현장에 있어서 그 충격으로 말을 잃었다. 살인을 했던 주인공은 그녀에게 독 탄 음식을 가져 올 수 있으니 음식을 나르는 일을 다른 사람을 시키라고 하고, 마지막엔 주인공이 한 모든 살인을 그녀에게 뒤집어 씌운다. 이렇게나 불쌍한 인물이지만 초반에 그녀가 주인공 남편집의 하인으로서 주인공을 감시하듯 주변을 맴 돌았던 모습때문에 그녀의 절망적인 삶에 감정 이입이 좀 덜 되었다. 그래서 마지막인 더 안타까웠다. 정말 비참한 삶인데 동정도 받지 못하다니.

Wonder

이 영화를 보면서 그냥 많이 울었다. 유튜브에서 예고편 영상을 봤었고, 그 내용에 약간 뻔해 보였다. 태어날 때 가진 장애로 인해 엄청난 수술을 해야 했고, 그 결과로 이상한 얼굴을 가지게 되었다. 집에서 홈 스쿨링하다 5학년부터 학교에 보내기로 결정한다. 그리고 그 이후의 일들을 그리고 있는 영화이다. 당연히 친구들 사이에서 놀림 받다가 극복을 할 계기가 만들어지고 극복하여 좋은 친구들이 생기고 부모님도 뿌듯해 하는 그런 이야기 일 것이 뻔해 보였다. 그래서 딱 비행기에서 보기 좋은 영화라고 생각했다. 많은 생각을 하지 않아도 되는 그런 영화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영화 끝날 때 까지 한 4번은 울었던 것 같다. 워낙 눈물을 잘 흘려서 딱히 이 영화가 엄청나게 감동적이었다고 이야기 할 수는 없으나 내 눈물샘을 아주 잘 자극해 버렸다. 그런데 내 눈물샘을 자극한 건 주인공 Auggie는 아니었다. Auggie의 누나, 누나 친구와 그의 친구들이 나를 울렸다. 

이 영화는 Auggie를 주인공으로 하는 스토리로 처음에 시작한 다음 그의 친구, 누나와 누나 친구가 각자 중심 화자가 되어 그들의 이야기를 각각 보여준다.  동생을 너무나 좋아 하지만 동생으로 향하는 관심만큼 자신이 소외되는 가족 속에 누나 via의 이야기, 가정사 때문에 가장 친한 친구와 멀어진 via의 친구 Miranda,  Auggie가 마음에 들어 최고의 친구로 지내고 있었지만 실수를 해 버린 Jack 그리고 Auggie에게 못되게 구는 학급 친구 Julian 모두 각자의 이야기가 있었다. 그들의 아픔이 있고 깨달음이 있고 후회가 있었다. 그리고 그걸 극복해 내는 과정을 잘 버무려 단순히 auggie의 이야기가 아닌 같이 살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만들어 냈다.

나는 평생 Auggie 같은 차별과 시선은 직접적으로 못 느낄 지도 모른다. 비장애인으로써 겉으로는 평범이라는 범주에 드는 사람으로 이 인생을 계속 살아나가면 Auggie가 격은 아픔은 모르고 살겠지. 그러나 그가 겪는 아픔 뿐 아니라 그냥 보통 사람으로 써 겪는 서러움, 슬픔 따위도 있고, 그것 또한 충분히 아프다. Auggie 주변 인물의 삶을 각각 보여주면서 그 사실을 보여준 것 같다. 

Auggie의 엄마가 Auggie에게 말한다.  ” you are wonder” 그러나 어디 Auggie 뿐이겠는가. 나도 Wond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