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울 사람이 없다.

나는 정말 눈물이 많다. 영화를 보다가도 책을 읽다가도 쉽게 눈물이 나온다. 종종 내 약해보이는 모습이 스스로가 싫어 일부러 아주 가끔만 슬픈 영화를 보거나 슬픈 글을 읽는다.

그런데 누군가의 죽음은 내가 어떻게 할 수가 없다. 월요일 아침, 기차다고 3시간 이상을 이동해야 하는 아침에 나는 노회찬 의원님의 속식을 인스타그램에서 봤다. 무슨 소리야라는 말이 입 밖으로 저절로 나왔다. 검색을 하는 동안 가짜 뉴스이길 빌었다. 아주 짧은 순간이었지만 빌었다. 다수의 기사가 그 사실을 보고했다. 나는 나의 삶을 살아야 하기에, 당장 준비하고 기차를 타야해서 뉴스를 찬찬히 읽어보지도 않았다. 그러나 이게 세월호와 같은 오보가 아님은 알았다.

최대한 무시하고 이를 닦고 짐을 쌌다. 그리고 폰도씨가 기차역까지 대려다 주는 도중 울었다. 이게 무슨일인가 싶어서. 왜 그런 사람이 죽어야 하는 가 안타까워서. 이 시대를 같이 살고 있는 사람으로써 도와주지 못했었어서 부끄러워서. 그리고 한편으로는 그 분이 싸웠던 대상들이 그 분을 그렇게 만든 세상이 미워서.

3시간을 이동하면서 저번주에 녹화되었을 다스뵈이다를 봤다. 영상안에 사람들은 저번 주 그 녹화 시간에 멈춰 있었다. 그것만 보면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은거 같았다. 한국에서 가장 큰 사건은 기무사 문건이고, 삼성 바이오로직스고, 민주당 선거 였다. 나도 잠시 저번주에 존재할 수 있었다.

연구실에 도착해서는 이상하게 기분이 좋았다. 평소보다 말도 많이 했다. 사수와 함께 이것저것 실험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점심시간 또 인스타그램을 켰다. 모든게 현실이었다. 막 울고 싶었다. 혼자 책상에 앉아서 울기엔 여기 그룹은 너무 개방적이었다. 모두가 지나가면서 나를 볼 수 있었다. 벅차오르는 감정을 추스리고 될 수 있는데로 다른 것들을 봤다. 요리 영상과 아이돌 영상은 별 생각안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그리고 점심시간이 끝날 쯤에는 나는 울지 않고 있었다.

집에 돌아와서는 노회찬을 검색해 보지 않겠다고 생각했고, 그리했다. 뭐라도 봐야 할 것 같아서 한국 예능을 보면서 저녁을 보냈다.

오늘 아침 뉴스공장을 들으며 연구실로 가는 길은 쉽지 않았다. 그 분의 목소리가 그립고, 그 분의 또 다른 풍자 비유를 못 듣는 다는 사실에 너무 아쉬웠다. 그리고 그렇게 힘들게 살게 한 것이 죄송스러워서 울어버렸다. 나랑 엘레베이터를 같이 탔던 이름 모를 독일인 여성은 왜 동양인이 울면서 가고 있나 궁굼해 했을까.

연구실에 도착할 즈음 마음을 또 다스리고 화장실가서 휴지로 눈가와 입가를 닦았다. 그렇게 또 하루를 연구실에서 보내면서, 특히 아무것도 하지 않는 하루를 보내면서 그 분 생각이 났다. 나는 이렇게 시간을 보내는데 그분은, 매일 매일 누군가의 힘이 되어 주었던 그 분은 이제 없다. 그리고 그런 분이 돌아가셨는데 내 하루는 정말 쓸데 없이 잘 지나가는구나 싶었다.

인스타그램의 누군가는 또 오늘을 평범하게 보내고 있다. 나도 그냥 어제와 같은 하루를 보내고 있다. 누군가에게는 더 이상 같지 않은 하루를.

노동 운동 하시느라고, 약한자 편에 서느라고 힘들게 사셨을 터인데 이렇게 허망하게 가셨다.

왜 올바르게 살아오는 사람들이 부끄럽고 부끄러워서 더 살지 못하는 세상이 있는 건가.  그 반대의 사람들은 반대로 더 떵떵거리며 살고 있는데.

우리 사회는 티끌 하나에도 부끄러워 하는 사람만이 옳은 말을 크게 하도록 허락 하고 있다. 그리고 높은 도덕성을 지니신 분들은 자신의에게 역할을 있다고 아시는 것이다. 틀린 것을 틀리다고 이야기 할 사명이 주어졌다는 것을 아신 것이다. 그 사명 아래 본인의 기준도 또 더 높아졌겠지. 더 많이 이야기 하기 위해 더 스스로를 옭아맸을 것이다.

우리는 어른을 잃었다.  또 한 분의 어른을 또 잃었다.

집에 돌아와서 밥을 먹으면서 울고 싶었다. 울고 싶어서 밥을 먹었다. 국수를 먹으면서 김용민 브리핑을 틀었다. 누군가가 노회찬 의원님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을 듣고 싶었다. 먹다가 울고 먹다가 울고를 반복했다.

정말 큰 어른이 가셨는데 기분은 가까운 친구가 없어진 느낌이다. 그렇게 재미있게 잘 못 된 것들을 이야기 해주셨었는데, 더 이야기 해 주셨으면 좋겠는데…

너무 슬픈데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알던 사람이 아닌데도 이렇게 슬플 수 있다는게 신기할 만큼 슬프다. 눈물이 계속 난다. 폰도씨에게 이야기를 했지만 잘 이해를 못 한다. 어떤 사람이었는지 모르기 떄문이겠지. 아니면 내가 정말 이상한건가. 정치인이 죽은걸로 이렇게 슬퍼할 알이 아닌건가.

누군가와 이야기 하고 싶지만 누구랑 이야기 해야 할 지 모르겠다. 한국은 새벽이다. 누군가와 정치 이야기를 제대로 해 본 적도 없는 것 같고, 그나마 비슷한 생각을 가졌을 만한 사람도 확실치 않다. 그냥 이분에 관해서 수다를 떨고 싶은데 누구랑 어떻게 이야기 해야 할 지 모르겠다.